<sup>서울시의 도시재생 지원사업 프로젝트로 주민 쉼터 조성.

다섯 개의 골목길이 만나는 곳에 폭이 넓고 낮은 계단이 있었다. 마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오픈스페이스였다. 계단 중간에낡은 의자 두개가 놓여있고 그 위에 스티로폼 뚜껑들이 쌓여있다. 계단 옆 기단에는 배추가 썩어가는 고무대야들이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생겨났을 이 장소는 고맙게도 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 낡은 의자 위 스티로폼 뚜껑은 방석이었고 계단 옆 고무대야들은 누군가의 텃밭이었다. 이미 공공적 기능을 하고 있는 이 계단은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가능성이 있다.

간이 쉽터가 있던 자리 그대로 새로운 쉼터를 만들었고, 계단 옆의 버려진 화단과 낡은 난간등 미관을 저해하는 요소들까지 손보았다. 쉼터는 평상의 개념이지만 계단의 단차를 따라 꺽여내려가 의자와 등받이 기능을 수행한다. 좌측의 난간은 차가운 손잡이를 대체할 목재 핸드레일이 노인분들의 키에 맞는 높이로 추가되었고, 반대편은 주민들이 함께 관리하기로 합의한 작은 화단과 화분대가 골목길에 생기를 더한다.</sup>